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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고학

고고학 현장에 적용된 LiDAR(라이다) 기술 사례

by 애드트랜드 2025. 11. 2.

고고학 현장에 적용된 LiDAR(라이다) 기술 사례는 21세기 들어 고고학 조사 방법의 근본적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평가된다. 라이다는 ‘Light Detection and Ranging’의 약자로, 레이저를 이용해 지표면의 미세한 고저차를 측정하는 원격 탐사 기술이다. 이 기술은 숲이나 지형의 피복 아래에 숨겨진 유적 구조를 정밀하게 탐지할 수 있어, 기존의 지상 조사 방식으로는 확인할 수 없던 고고학적 정보를 제공한다.

 

고고학 현장에 적용된 LiDAR(라이다) 기술 사례
고고학 현장에 적용된 LiDAR(라이다) 기술 사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라이다 기술은 발굴 전 단계의 비파괴 탐사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특히 중남미의 마야 유적지에서 숲에 가려진 거대한 도시 구조가 라이다로 밝혀진 사례 이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주, 부여, 강화, 제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라이다를 활용한 지표조사가 진행 중이며, 유적 보존과 학문적 해석의 정밀성을 높이는 새로운 연구 도구로 자리 잡았다. 본문에서는 라이다 기술의 원리, 실제 고고학 적용 사례, 그리고 그 학문적 의의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1. 라이다 기술의 원리와 조사 방식

라이다 기술은 드론이나 항공기에 장착된 센서에서 레이저 펄스를 지면으로 발사하고,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해 지형의 높낮이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렇게 수집된 수백만 개의 점군 데이터(point cloud)는 컴퓨터에서 정밀한 3D 지형 모델로 변환된다.

 

고고학자는 이 데이터를 이용해 인공 구조물과 자연 지형을 구분하고,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도로, 성곽, 고분, 수로 등의 흔적을 식별한다. 특히 식생이 울창한 지역에서는 라이다가 강력한 장점을 발휘한다. 일반 항공사진은 나무와 덤불에 가려진 지형을 관찰하기 어렵지만, 라이다는 빛의 일부가 수목 사이를 통과해 지면에 닿기 때문에 숲 속의 미세한 구조물까지 감지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국립문화재연구원과 여러 대학 연구소가 라이다를 이용해 유적지의 3차원 지형도를 제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적의 경계, 인공 축대, 옛 도로 흔적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기존 문헌 기록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데에도 활용된다.

2. 고고학 현장 적용 사례와 의의

라이다 기술이 고고학 현장에 본격적으로 적용된 대표적 사례는 경주 남산 일대의 신라 유적 탐사다. 이 지역은 숲이 울창해 기존 지상 조사가 어려웠으나, 라이다를 활용한 항공 스캔을 통해 감춰진 석축, 절터, 인공 대지의 형태가 새롭게 확인되었다. 이후 일부 구간에서 시굴 조사를 실시한 결과, 라이다 데이터가 실제 유적의 위치와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져 기술의 정확성이 입증되었다.

 

또한 부여 왕궁리 일대의 고대 도시 구조 연구에서도 라이다 기술이 활용되었다. 연구진은 라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대 도로망과 배수로 흔적을 복원했으며, 이를 통해 백제 시대 도시 계획의 정밀성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과거에는 평면 지도 위에서 추정하던 도시 구조가 이제는 실제 지형의 3차원 데이터로 재현되고 있다.

 

제주 지역의 선사 유적 조사에서도 라이다 기술의 효과가 확인되었다. 화산지형이 복잡하고 식생이 많은 제주에서는 기존 항공 촬영으로 유적의 분포를 파악하기 어려웠으나, 라이다를 통해 돌담, 고인돌, 집터의 분포가 정밀하게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제주 선사인의 정착 양상과 농경지 분포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

 

해외에서도 라이다의 활용은 폭넓다.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지에서는 라이다를 통해 숲속에 묻혀 있던 도로와 저수지가 발견되었고, 중남미의 과테말라에서는 수천 개의 마야 건축물이 새롭게 확인되었다. 이처럼 라이다는 인간의 시야를 넘어, 시간 속에 묻힌 문명의 흔적을 되살리는 기술로 평가된다.

결론

고고학 현장에 적용된 LiDAR(라이다) 기술 사례는 학문적 탐사 방식의 진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라이다는 지형의 세부 구조를 비파괴적으로 탐지함으로써, 고고학자가 유적의 본질을 보다 안전하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게 한다. 경주와 부여, 제주 등에서의 사례는 라이다가 단순한 기술적 도구를 넘어, 고대 도시와 인류 활동의 복원에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라이다 데이터를 다른 기술과 통합하는 것이다. 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분석, 위성 데이터, 지하 탐사 레이더(GPR)와 결합하면 유적의 입체적 복원이 가능해질 것이다. 나아가 라이다 기술은 고고학뿐 아니라 문화재 보존, 환경 관리, 도시 계획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전망이다. 고고학에서 라이다의 도입은 과거를 보는 새로운 시각의 시작이며, 인간 문명의 흔적을 보다 정밀하게 기록하려는 과학적 시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